스냅, 스마트폰 넘어 AR 안경으로 미래를 열다

우리는 스마트폰 없는 하루를 상상할 수 있을까요?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잠들기 직전까지, 우리 손에는 늘 스마트폰이 들려있습니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우리가 세상을 보는 걸까요, 아니면 손안의 작은 화면을 보는 걸까요? 기술은 우리를 연결해 주었지만, 때로는 바로 앞의 사람과도 눈을 맞추지 못하게 만듭니다.

만약 기술이 우리를 화면에 가두는 대신, 다시 세상을 바라보게 도와준다면 어떨까요? 여기, 스마트폰 다음의 시대를 꿈꾸며 ‘안경’에 모든 것을 건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스냅(Snap)의 CEO, 에반 스피겔의 이야기입니다.

 

세상을 바꾼 ‘사라지는 메시지’

스냅챗은 처음부터 달랐습니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이 ‘기록’과 ‘저장’에 집중할 때, 스냅챗은 ‘소통’과 ‘순간’에 주목했습니다. 사진을 찍어 보내면 몇 초 뒤에 사라지는 기능은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습니다.

이 단순한 아이디어는 사람들이 카메라를 사용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꿨습니다. 카메라는 더 이상 특별한 순간을 저장하는 도구가 아니었습니다. 그저 친구와 ‘대화’하는 가볍고 재미있는 수단이 되었습니다.

스냅챗은 스마트폰이 막 보급되던 시절, ‘모바일 퍼스트’라는 개념을 완벽하게 구현했습니다. 세로형 비디오, 스토리, 필터 등 지금은 당연하게 쓰이는 많은 기능이 스냅챗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거인의 제안을 거절한 이유

스냅챗의 성공은 거대 기업들의 주목을 받기에 충분했습니다. 특히 페이스북(현 메타)은 수조 원에 달하는 거액으로 인수를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에반 스피겔은 단호히 거절했습니다.

그는 스냅챗이 훨씬 더 큰 잠재력을 가졌다고 믿었습니다. 단순히 사진 앱을 넘어, 사람들이 소통하는 방식 자체를 바꿀 수 있다고 본 것입니다. 이러한 신념은 거대 기업들의 끊임없는 견제와 경쟁 속에서도 스냅이 자신만의 길을 가도록 이끌었습니다.

그들은 모방하기 어려운 핵심 기술에 투자했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증강현실(AR)’이 있었습니다.

 

‘안경’에 미래를 건 이유

 

스냅은 10년 넘게 스마트 안경 ‘스펙터클스(Spectacles)’에 막대한 투자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얼굴에 카메라를 쓴다는 것에 대한 거부감도 컸습니다. 하지만 스냅의 목표는 단순한 카메라 안경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이 꿈꾸는 것은 컴퓨터를 사용하는 방식의 근본적인 전환입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화면을 통해 컴퓨터와 상호작용했습니다. 하지만 AR 안경은 컴퓨터를 현실 세계로 가져옵니다.

화면 속 정보가 아니라, 우리가 보는 현실 위에 바로 정보가 겹쳐집니다. 인공지능(AI)이 우리가 처한 상황을 이해하고 눈앞에서 필요한 정보를 바로 제공해 줄 수 있습니다. 이것이 스냅이 바라보는 ‘컴퓨팅의 다음 단계’입니다.

 

기술은 우리를 다시 연결할 수 있을까

우리는 왜 기술을 발전시키는 걸까요? 에반 스피겔은 그 답이 ‘사람’에 있다고 말합니다. 지금의 기술은 때로 우리를 스크린 뒤에 고립시킵니다. 교실에 모여 앉아도 모두 자신의 노트북 화면만 쳐다보는 풍경이 낯설지 않습니다.

그는 AR 기술이 우리를 다시 현실 세계로 연결해 주길 희망합니다. 안경을 쓴 채 함께 웃고, 함께 무언가를 만들고, 현실에서 더 많은 것을 공유하는 미래입니다. 기술이 우리를 방해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경험을 더 풍부하게 돕는 것입니다.

미래의 소셜 네트워크는 먼 곳의 사람과 연결되는 것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바로 내 앞의 사람, 저녁 식탁 맞은편의 가족과 진정으로 연결되는 것일 수 있습니다.

스냅의 도전은 아직 진행 중입니다. 스마트폰을 넘어선 새로운 미래가 올지, 그 미래가 어떤 모습일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기술은 결국 ‘우리’를 향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과연 화면에서 고개를 들어 서로를 마주 보게 될까요?

 

출처: Bloomberg Originals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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