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AI 기술 경쟁은 ‘엔비디아 GPU’를 누가 더 많이 확보하느냐의 싸움처럼 보였습니다. 그런데 아마존(AWS)이 이 공식을 깨는 거대한 프로젝트를 공개했습니다. 엔비디아 칩 없이, 오직 자체 칩으로만 운영되는 초대형 AI 데이터 센터를 구축한 것입니다.
이 데이터 센터는 단순한 실험이 아닙니다. 아마존이 AI 시대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꺼내든 핵심 전략을 보여줍니다. 과연 아마존은 어떻게 엔비디아의 그늘에서 벗어나려 하는지, 그 거대한 계획의 면면을 살펴보았습니다.

핵심은 자체 칩 ‘트레이니엄’
아마존이 공개한 ‘프로젝트 러니어(Project Reineer)’의 핵심은 바로 자체 개발한 AI 칩입니다. 이 데이터 센터는 엔비디아 GPU 대신, 수십만 개의 아마존 ‘트레이니엄 2(Tranium 2)’ 칩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큰 비(非)엔비디아 칩 클러스터입니다.
아마존이 자체 칩에 집중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바로 비용과 공급 안정성입니다. 트레이니엄 칩은 엔비디아 GPU 대비 더 나은 가격 대비 성능을 제공하며, 무엇보다 공급망 문제에서 자유롭습니다. 아마존은 이미 2013년부터 자체 칩을 설계해왔고, 트레이니엄은 그 기술력의 집약체입니다.
단 한 곳의 고객, 앤트로픽
더욱 놀라운 점은 이 거대한 시설이 단 한 곳의 고객을 위해 운영된다는 사실입니다. 그 주인공은 OpenAI의 라이벌로 꼽히는 ‘앤트로픽(Anthropic)’입니다. 아마존은 앤트로픽에 약 80억 달러를 투자하며 핵심 AI 파트너로 삼았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고객 지원을 넘어섭니다. 앤트로픽은 아마존의 차세대 칩 ‘트레이니엄 3’ 개발에도 긴밀하게 협력했습니다. 즉, 아마존은 하드웨어를 제공하고 앤트로픽은 그 위에서 최고의 AI 모델을 구현하는 강력한 동맹을 구축한 것입니다.
직접 경쟁 대신 ‘판’을 까는 전략
아마존의 AI 전략은 구글이나 OpenAI와는 조금 다릅니다. 이들은 자체적인 플래그십 AI 모델을 만드는 데 집중합니다. 반면 아마존은 ‘AWS 베드락(Bedrock)’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AI 모델이 활약할 수 있는 ‘판’을 까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앤트로픽과의 파트너십은 이러한 전략의 정점입니다. 아마존은 최고의 인프라(트레이니엄 칩과 데이터 센터)를 제공함으로써, AI 시장의 핵심 ‘기반 기술’ 공급자로 자리매김하려 합니다.
거대한 프로젝트의 그림자
하지만 이 거대한 프로젝트에는 명확한 그림자도 존재합니다. 인디애나주 옥수수밭을 밀어내고 1년 만에 세워진 이 시설은 총 30개 동, 2.2기가와트(GW)의 전력을 소비할 예정입니다. 이는 100만 가구 이상이 사용할 수 있는 막대한 양입니다.
지역 주민들은 농지 손실은 물론, 엄청난 전력과 물 소비로 인한 부담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전력 공급을 위해 지역 전력회사가 천연가스 발전소를 인수하는 등, 아마존의 ‘2040년 넷 제로(Net Zero)’ 목표와 상충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막대한 세금 감면 혜택에 비해 지역 사회에 돌아오는 이익이 적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AI 패권을 향한 새로운 길
아마존의 이번 행보는 AI 패권 경쟁이 단 하나의 정답만 있는 것이 아님을 보여줍니다. 모두가 엔비디아를 바라볼 때, 아마존은 자체 하드웨어와 강력한 파트너십이라는 자신만의 길을 선택했습니다.
이 거대한 도박이 아마존을 AI 시대의 진정한 승자로 만들 수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AI 인프라 전쟁은 이제 막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출처: CNBC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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