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에도 왜 리더 자리는 여전히 ‘인간’의 몫일까?

우리는 모두 일터에서 ‘똑똑한 사람’이 성공하고 리더가 된다는 믿음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그런데 만약 당신의 팀장이나 대표가 아무리 명민해도, 미래의 AI만큼은 똑똑해질 수 없다면 어떨까요?

초지능 AI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우리는 오랫동안 믿어왔던 ‘지능 만능주의’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할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IQ가 높거나 뛰어난 분석 능력을 가진 사람만이 세상을 이끌 것이라는 믿음은 현실과 얼마나 동떨어져 있을까요? 세계적인 벤처 투자자 마크 앤드리슨(Marc Andreessen)과 벤 호로비츠(Ben Horowitz)의 심층적인 논의를 통해, AI 시대의 리더십, 창의성, 그리고 성공의 진짜 본질을 파헤쳐 봅니다.

AI는 ‘진정한 창의력’을 갖추었는가?

AI의 능력에 대한 가장 흔한 비판 중 하나는 ‘진정한 개념적 돌파는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즉, AI는 그저 학습 데이터를 짜깁기하는 ‘리믹스’에 불과하다는 주장입니다.

앤드리슨은 이 관점에 반문합니다. 과연 얼마나 많은 인간이 베토벤이나 아인슈타인처럼 진정한 돌파를 이룰까요? 그는 대부분의 인간은 절대 그렇게 하지 못한다고 말합니다.

사실 기술과 예술의 역사를 살펴보면, 대부분의 혁신은 ‘아이디어의 재결합(Remixing)’의 결과입니다. AI는 이미 인류의 99.99%가 넘는 수준의 지능과 창의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따라서 AI가 ‘최고의 천재’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더라도, 인류의 발전에 막대한 기여를 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1000 IQ의 AI가 세상을 지배할 수 없는 이유

사회과학적으로 볼 때, 지능(IQ)은 교육, 직업, 소득 등 긍정적인 삶의 결과와 상관관계가 높습니다. 그러나 이 상관계수는 0.4에 불과하며, 지능이 전부는 아니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실제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단순히 가장 똑똑한 사람이 아닙니다.

오히려 지능이 너무 높으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미군은 리더가 팔로워보다 IQ 표준편차 1 이상 차이 날 경우 리더십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는 리더가 팀원들의 머릿속 생각을 제대로 모델링하는 능력, 즉 이론적 마음(Theory of Mind)을 상실하기 때문입니다. 공감과 이해가 불가능한 초지능은 결국 사람들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이끌 수 없습니다.

 

리더십과 성공을 결정하는 ‘비(非)지능적’ 요소들

지능 외에 기업가 정신과 리더십을 결정하는 요소는 무엇일까요? 벤 호로비츠는 정서적 이해상황 판단력을 가장 중요하게 꼽습니다.

리더는 단순히 인기 있는 결정이 아니라 ‘올바른’ 결정을 내리도록 팀을 이끌어야 합니다. 때로는 팀원들이 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대립해야 할 용기가 필요합니다. 상대방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깊이 이해하고, 그들의 관점을 통해 상황을 바라보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리더십 능력은 회사, 제품, 사람, 조직도에 따라 매우 달라집니다. 따라서 상황적 맥락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며, 이는 단순한 지능이나 알고리즘으로 대체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영역입니다. 성공은 복잡하고 미묘한 다양한 요소들의 조합이며, 원시적인 지능이 전부는 아닙니다.

 

챗봇을 넘어설 ‘차세대 AI 제품’의 형태

현재의 AI 논의는 구글의 ‘검색 엔진’과 OpenAI의 ‘챗봇’ 간의 경쟁 구도로 단순화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미래의 제품 형태를 미리 규정하는 위험한 실수일 수 있습니다.

앤드리슨은 PC 산업의 역사를 예로 듭니다. 1975년부터 1992년까지 17년간 PC는 텍스트 프롬프트 시스템이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GUI와 웹 브라우저가 등장하며 제품의 형태는 급진적으로 바뀌었습니다.

마찬가지로 AI 혁명도 결국 챗봇을 넘어서는 완전히 새로운 사용자 경험(UX)을 발명할 것입니다. 제품 기획자와 개발자는 아직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차세대 사용자 경험의 형태를 찾아내고 구축할 엄청난 기회를 가지고 있습니다.

 

AI 인재 및 인프라의 ‘부족’은 곧 ‘과잉’으로 변한다

현재 AI 산업은 숙련된 연구원과 인프라(칩, 전력)의 부족이라는 병목 현상을 겪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장의 논리는 이를 해소할 것입니다. 부족은 대규모 공급을 창출하는 가장 강력한 경제적 동기입니다.

실제로 중국은 비(非)네임드 인재를 빠르게 훈련시키며 기술 격차를 좁히고 있습니다. 엔비디아와 같은 칩 업계의 독점적인 위치 또한 영원하지 않을 것입니다. 과거 모든 칩 부족은 결국 과잉 공급으로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5년 뒤 AI 산업이 직면할 도전은 현재의 도전과 완전히 다를 것입니다. 이처럼 역동적인 산업에서는 고정된 시각을 버리고 항상 ‘첫 번째 원칙(First Principles)’에서부터 다시 생각해야 합니다.

 

AI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창의적이고 똑똑합니다. 그러나 성공적인 리더십과 경영은 단순한 지능을 넘어, 인간의 정서와 복잡한 상황을 이해하는 능력에 달려 있습니다. 결국 AI 시대에 가장 가치 있는 인재는 AI보다 똑똑한 사람이 아니라, 초지능 AI와 지극히 인간적인 사람들을 연결하는 연결자가 될 것입니다.

 

출처: a16z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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