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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머릿속 상상이 손에 잡히는 3D가 됩니다

    머릿속에 완벽한 이미지가 떠오를 때가 있습니다. ‘이런 느낌’의 방, ‘저런 구도’의 풍경처럼 말이죠. 하지만 막상 누군가에게 설명하려면 막막합니다. 말로는 부족하고, 그림은 그릴 수 없으니까요. 이 답답함, 공감하시나요?

    지금까지 우리는 이 상상을 텍스트나 2D 이미지로 표현해왔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경험하는 세계는 3차원이죠. 만약 이 상상을 텍스트 몇 줄, 혹은 사진 한 장으로 실제 3D 공간으로 만들 수 있다면 어떨까요. 오늘, 그 기술이 모두에게 공개되었습니다.

     

    텍스트 한 줄로 3D 세계를 ‘짓습니다’

    ‘마블(Marble)’은 새로운 AI 월드 모델입니다. 사용자가 원하는 세계를 다양한 방식으로 창조해냅니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텍스트나 이미지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수많은 바구니와 구리 주전자가 있는, 홉빗의 정돈된 부엌”이라고 텍스트를 입력합니다. 마블은 이 설명을 바탕으로 디테일이 살아있는 3D 주방 공간을 즉시 생성합니다.

    마음에 드는 이미지를 넣는 것도 가능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다른 AI 툴로 생성한 이미지를 마블에 넣으면, 그 이미지를 3D 세계로 ‘끌어올려’ 줍니다. 상상 속의 한 장면이 탐험할 수 있는 공간이 되는 것입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 멀티 이미지와 비디오

    때로는 더 구체적인 상상을 합니다. 앞모습은 이렇고, 뒷모습은 저랬으면 좋겠죠. 마블은 여러 장의 이미지를 동시에 이해하고 조합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가 공간의 앞모습, 뒷모습, 옆모습 사진을 각각 입력합니다. AI는 이 조각난 정보들을 하나의 통일된 3D 세계로 완벽하게 엮어냅니다.

    심지어는 짧은 비디오도 3D 공간으로 재탄생합니다. 현실의 공간을 비디오로 찍어 입력하면, 마블은 그 공간의 요소를 포함한 3D 세계를 생성해냅니다.

     

    구조와 스타일의 분리, ‘Chisel’

    기획자나 디자이너라면 더 세밀한 제어를 원할 겁니다. “여기엔 소파, 저기엔 테이블”처럼 정확한 배치가 필요하죠. ‘치즐(Chisel)’ 기능이 이 문제를 해결합니다.

    치즐은 사용자가 3D 공간의 ‘구조’를 직접 설계할 수 있게 합니다. 상자나 평면 같은 거친 3D 모양으로 “여기엔 건물이 있고, 저기엔 벽이 있다”고 대략적인 레이아웃을 잡습니다.

    그런 다음, 텍스트로 ‘스타일’을 명령합니다. “구조는 이대로, 느낌은 모던 아트 뮤지엄처럼”이라고 말이죠. 구조와 스타일이 분리되어, 상상하는 세계를 훨씬 정교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창의력은 ‘반복’입니다

    완벽한 결과물은 한 번에 나오지 않습니다. 아이디어는 계속 발전하고, 더 좋은 생각이 떠오르기 마련입니다. 창의적인 과정은 본래 끊임없는 수정과 확장을 의미합니다.

    마블은 AI로 세계를 편집하는 기능을 제공합니다. “여기 있는 거북이를 호랑이로 바꿔줘” 혹은 “모든 캐비닛을 아이가 칠한 것처럼 알록달록하게 만들어줘” 같은 명령이 가능합니다.

    “이 공간을 더 넓혀줘”라고 요청해 세계를 확장할 수도 있습니다. 혹은 이미 만들어진 여러 개의 세계를 하나로 합쳐 거대한 공간을 ‘구성’할 수도 있습니다.

     

    만든 세계, 어떻게 활용할까요?

    3D 세계를 만들었다면, 이제 사용할 차례입니다. 마블은 다양한 방식으로 결과물을 내보낼 수 있습니다.

    ‘가우시안 스플랫’은 최고 화질로 세계를 경험하고 렌더링하는 방식입니다. ‘메시’는 다른 3D 프로그램이나 게임 엔진에서 쓸 수 있는 ‘설계도’와 같습니다. 산업 표준 도구와 완벽하게 호환됩니다.

    물론, 멋진 카메라 워크를 더한 비디오로 만들어 즉시 공유할 수도 있습니다. 비디오를 향상시켜 연기나 물의 흐름 같은 동적인 요소를 추가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상상이 곧 현실이 되는 시대

    마블은 단순한 3D 제작 툴이 아닙니다. 이는 ‘공간 지능(Spatial Intelligence)’으로 나아가는 첫걸음입니다. 우리가 세상을 인식하듯, AI가 3D 공간을 이해하고 상호작용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서두에서 말했던 ‘설명할 수 없는 답답함’을 기억하시나요? 이제 우리의 상상은 더 이상 머릿속에만 머무르지 않습니다. 텍스트가 이미지가 되었듯, 이제 이미지가 3D 공간이 되고 있습니다. 상상을 현실로 만들 수 있는 시대가 열렸습니다.

     

    출처: https://www.worldlabs.ai/blog/marble-world-model

     

  • “다들 그렇게 생각하잖아”… 이 한마디가 세상을 움직이는 이유

    회의 시간, 상사의 말에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습니다. ‘나만 빼고 다들 동의하나?’ 싶어 입을 다물죠.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속으로 반대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경험, 다들 한 번쯤 있지 않나요?

    우리는 매일 다른 사람의 생각을 추측하며 살아갑니다. 내가 어떻게 행동할지 결정할 때, 다른 사람이 어떻게 행동할지를 먼저 고려하죠. 오늘은 이렇게 우리가 알게 모르게 따르는 이 거대한 힘, ‘공통 지식’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안다’는 것을 ‘서로 아는’ 것

    ‘공통 지식(Common Knowledge)’은 단순히 ‘많은 사람이 아는 지식’이 아닙니다. 기술적인 의미는 훨씬 깊습니다. ‘내가 안다는 것을 당신도 알고, 당신이 안다는 것을 나도 안다’는 사실이 서로 끝없이 연결된 상태를 말합니다.

    이 개념은 ‘벌거벗은 임금님’ 우화로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꼬마가 “임금님은 벌거숭이!”라고 외치기 전, 모든 사람이 임금님이 벌거벗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다른 사람도 이 사실을 아는지’ 확신하지 못했죠.

    꼬마의 외침이 바꾼 것은 ‘정보’가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지식의 상태’였습니다. 그 외침은 모든 사람이 듣는 ‘공개적인 신호’가 되었습니다. “이제 여기 있는 모두가 이 사실을 안다”는 공통 지식이 탄생한 순간입니다.

     

    아무도 원하지 않지만 멈추지 못하는 일

    공통 지식은 때로 우리를 이상한 함정에 빠뜨립니다. 바로 ‘다원적 무지(Pluralistic Ignorance)’ 현상입니다. 실제로는 아무도 동의하지 않지만, ‘나 빼고 모두가 동의할 것’이라고 착각해 침묵하는 상황이죠.

    한 대학 기숙사에서 진행된 연구가 좋은 예시입니다. 학생들은 개인적으로는 과도한 음주 문화를 어리석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애들은 모두 이걸 멋지다고 생각하겠지”라고 지레짐작하며 아무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모두가 싫어하는 그 문화는 계속 유지되었습니다. 개인의 생각은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에 대한 잘못된 ‘공통의 믿음’이 현실을 지배한 것입니다.

     

    주식, 화폐, 그리고 슈퍼볼 광고의 공통점

    이 공통 지식의 원리는 우리 경제와 시장을 움직이는 핵심 동력입니다. 우리가 종이 화폐를 가치 있게 여기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종이 자체가 가치 있어서가 아닙니다. ‘다른 모든 사람도 이것을 돈으로 인정한다’는 공통 지식이 있기 때문입니다.

    주식 시장의 거품(버블)도 마찬가지입니다. ‘더 큰 바보 이론’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내가 이 주식을 사는 이유는, 나중에 ‘더 큰 바보’가 나타나 더 비싼 값에 사줄 것이라는 믿음 때문입니다. 이 믿음은 ‘다른 사람들도 이 주식이 오를 거라 생각한다’는 공통 지식에서 나옵니다.

    이런 믿음을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은 ‘공개적인 신호’를 보내는 것입니다. 미국 슈퍼볼 광고가 대표적입니다. 천문학적인 광고비가 드는 그 시간에 광고한다는 것 자체가 “우리 회사는 이만큼 건재하고, 모두가 우리를 주목한다”는 강력한 공통 지식을 생성합니다.

    1984년 애플 매킨토시 광고가 전설이 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그 광고는 제품의 기능을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이제 세상이 바뀐다”는 거대한 메시지를 모두가 보는 앞에서 선언했습니다. ‘나만 이 신제품을 사는 게 아닐까’ 하는 사람들의 두려움을 공통 지식으로 깨부순 것입니다.

     

    화장지 사재기와 독재 정권이 두려워하는 것

    공통 지식은 때로 사회적 공포를 만들고, 때로는 거대한 변화를 이끕니다. 코로나 팬데믹 초기, 화장지 사재기 현상을 기억하시나요?

    이는 은행의 ‘뱅크런’ 사태와 원리가 같습니다. 화장지가 정말 부족해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사재기할 것”이라는 공포가 “나도 당장 사야 한다”는 행동을 유발했습니다. 모두가 이 공포를 ‘공통으로’ 인지했기에 벌어진 일입니다.

    반대로, 독재 정권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도 바로 이 공통 지식입니다. 국민 개개인이 불만을 갖는 것은 무섭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광장에 모여 “우리 모두가 이 정권을 싫어한다”는 사실을 ‘서로 확인’하게 되는 순간, 정권은 무너질 수 있습니다.

    이것이 독재자들이 언론을 통제하고 집회를 금지하는 이유입니다. 심지어 백지(白紙)를 들고 시위하는 것조차 체포하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아도, “할 말은 너무 많지만 할 수 없다”는 그 메시지를 모두가 ‘공통으로’ 알게 되는 것이 두렵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매 순간 ‘공통 지식’이라는 보이지 않는 규칙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때로는 효율적인 협력을 돕는 신호등이 되지만, 때로는 모두를 불행하게 만드는 침묵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지금 내가 따르는 이 생각은 정말 나의 생각일까요? 아니면 ‘모두가 그렇게 생각할 것’이라는 또 다른 공통 지식은 아닐까요?

    내 생각과 우리를 둘러싼 이 ‘공통의 믿음’을 한 번쯤 구별해 보는 것. 그것이 우리가 더 나은 결정을 내리는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출처: Harvard Business Review 유튜브

     

  • AI 버블, 2000년 닷컴 버블과 정말 다를까요?

    요즘 ‘AI’라는 단어, 하루에도 몇 번씩 듣고 계신가요? AI가 세상을 바꿀 거라는 기대감에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마음 한편에서는 이런 불안감이 피어오릅니다. ‘이거 혹시, 20년 전 닷컴 버블처럼 한순간에 꺼져버릴 거품은 아닐까?’

    이 질문은 지금 우리 모두의 질문이 되었습니다. 내 월급, 내 투자, 그리고 우리 회사의 미래가 이 거대한 흐름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AI 열풍, 정말 괜찮은 건지 냉정하게 짚어봐야 할 때입니다.

     

    지금이 버블이 아니라고 말하는 이유

    결론부터 말하면, 많은 전문가들은 지금이 2000년 닷컴 버블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말합니다. 가장 큰 차이점은 기업의 ‘체력’입니다. 지금의 AI 열풍을 이끄는 빅테크 기업들은 막대한 현금 흐름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벌어들인 돈으로 자사주를 매입하고 주주들에게 배당금도 지급합니다. 2000년 닷컴 버블 시절, 실체 없는 ‘희망과 꿈’만으로 주가가 폭등했던 기업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안정성입니다. 그들은 실제 이익을 내고 있습니다.

    게다가 AI는 이미 현실에서 생산성을 높이는 도구로 쓰이고 있습니다. 단순히 기대감만으로 부풀려진 것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일부에서는 이미 AI가 노동 생산성을 크게 높일 것이라는 구체적인 전망도 내놓고 있습니다.

    과거의 기술 혁명과 비교해 봐도 지금의 투자 규모는 우려할 수준이 아닙니다. 철도나 전기가 세상을 바꾸던 시절, 국가 GDP의 상당 부분이 관련 산업에 투자되었습니다. 그에 비하면 현재 AI 분야의 투자 비중은 아직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입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경계해야 할 신호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모든 걱정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분명히 위험 신호도 존재합니다. 전문가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 중 하나는 ‘순환 투자’입니다.

    AI 기업들이 서로에게 투자하고, 그 투자를 바탕으로 기업 가치가 부풀려지는 현상입니다. A회사가 B회사에 투자하고, B회사가 다시 A회사의 서비스를 구매하며 서로의 몸값을 높여주는 식입니다. 이런 구조는 시장이 식을 때 연쇄적으로 무너질 수 있습니다.

    상장 시장과 비상장 시장의 괴리감도 문제입니다. 이미 주식 시장에 상장된 기업보다, 아직 상장되지 않은 스타트업들의 기업 가치가 훨씬 더 높게 평가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비이성적인 과열을 보여주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지금의 투자가 실제 수익으로 연결될 수 있는지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합니다. AI에 천문학적인 돈이 몰리고 있지만, 그만큼의 수익을 실제로 만들어내고 있느냐는 질문입니다. 투자 대비 수익이 명확하지 않다면, 결국 버블은 터질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지금의 AI 열풍은 거품일 수도, 아닐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 거대한 변화가 이미 시작되었다는 사실입니다. 2000년 닷컴 버블이 꺼진 후에도, 결국 인터넷은 세상을 바꾸었습니다.

    우리는 지금의 현상을 단순히 ‘투자 기회’나 ‘위기’로만 볼 것이 아닙니다. AI가 우리의 일과 삶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이 기술이 어떤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는지 본질을 꿰뚫어 보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닷컴 버블에서 살아남은 기업들이 지금의 인터넷 세상을 이끌고 있습니다. AI 시대에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진짜 가치를 만들어내는 기업, 그리고 그 변화에 현명하게 적응하는 사람만이 결국 살아남게 될 것입니다.

     

    출처: Goldman Sachs 유튜브

     

  • 일반 지식만 아는 명문대생은 끝났습니다

    “AI가 내 일자리를 빼앗을까?” 요즘 이런 걱정, 한 번쯤 해보셨을 겁니다.

    챗GPT 같은 생성형 AI가 멋진 그림을 그리고 논리적인 글을 쓰는 것을 보면 불안감은 더 커지죠.

     

    하지만 우리가 정말 걱정해야 할 것은 따로 있을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AI가 내 일자리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의 안정을 무너뜨릴 수 있으니까요.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논쟁적인 기업, 팔란티어(Palantir)의 CEO 알렉스 카프(Alex Karp)에게 그 이유를 물었습니다.

     

    팔란티어는 도대체 무엇을 하는 곳인가요?

    팔란티어는 데이터를 연결해 유용한 결과물을 만듭니다.

    전쟁터와 산업 현장 모두에서 활용되죠.

    예를 들어, 현장의 지휘관은 팔란티어를 통해 모든 아군 자산을 한눈에 봅니다.

    심지어 동맹국이 공유하는 일부 데이터까지 포함해서요.

    비행 경로나 병력 배치, 미사일 발사 위치를 결정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작년에는 불가능했던 데이터에 기반한 예측입니다.

    더 나아가, 어떤 타깃에 어떤 미사일을 써야 할지 추천합니다.

    비싼 미사일을 가장 중요한 타깃에 집중시키는 식입니다.

    전쟁의 이런 부분 외에도, 보급망 전체를 관리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무엇을, 어떻게, 어디서 만드는지 파악하고 비용까지 계산해냅니다.

     

    왜 그렇게 팔란티어를 의심하는 사람들이 많죠?

    저는 그 말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정확히 ‘누가’ 의심하고 있는지 되묻고 싶습니다.

    제가 신경 쓰는 사람들은 현장에 있는 사람들입니다.

    공장 노동자, 트럭 운전사, 그리고 군인들이죠.

    우리 제품을 실제로 사용하는 최전선의 전투 요원들은 팔란티어를 사랑합니다.

    우리 사업은 “살아서 집에 돌아가겠다”고 결심한 군인들이 장군에게 우리 제품을 요구하면서 시작됐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회의적인 고객도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 제품을 10분만 보면 생각이 바뀝니다.

     

    빅브라더, 즉 감시 국가에 대한 걱정은 없나요?

    우리가 걱정해야 할 1순위는 따로 있습니다.

    바로 ‘적들이 우리를 두려워해서 감히 싸움을 걸지 못하게 하는 것’입니다.

    전쟁을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은 상대가 우리를 두려워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사실 서구 사회에서 진짜 감시는 정부가 아닌 기업이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전자기기’라는 감시 장치를 매일 들고 다닙니다.

    우리가 하는 모든 행동이 모니터링되고 있죠.

    기업은 우리에게 콘플레이크를 팔기 위해 우리의 모든 것을 알고 싶어 합니다.

    그것이 서구 사회의 현실입니다.

    물론 정부의 감시, 즉 테러리스트를 잡기 위한 ‘삶의 패턴’ 감시는 필요합니다.

    이 문제는 어렵고 중요한 결정이 필요하며, 우리는 그 어려운 결정을 돕는 기술로 돈을 법니다.

     

    AI가 잘못될 경우, 가장 걱정하는 위험은 무엇인가요?

    AI 경쟁에서 미국이 중국에 뒤처지는 것을 가장 걱정합니다.

    우리가 이기지 못하면, 세상은 지금과는 아주 다른 규칙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만약 미국이 주도권을 잃으면, 우리는 지금보다 훨씬 적은 권리를 갖게 될 겁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주목해야 할 위험이 있습니다.

    바로 ‘사회적 불안정’입니다.

    AI가 엄청난 부를 창출하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그 부가 평범한 공장 노동자나 일반 사람들에게 얼마나 돌아갈까요?

    만약 그들의 실질 임금이 물가상승률만큼도 오르지 않는다면, 그들이 불만을 갖는 것은 당연합니다.

    이런 불만은 결국 말이 안 되는 포퓰리즘 운동으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기능 장애, 무기력, 폭력 사태를 초래할 것입니다.

     

    AI 시대에 ‘망하는 직업’과 ‘흥하는 직업’은 무엇일까요?

    가장 큰 타격을 입을 사람들은 ‘일반화된 지식’만 가진 이들입니다.

    예를 들어, 명문대를 나왔지만 특별한 기술 없이 일반적인 인문학 지식만 가진 사람들은 끝났다고 봅니다.

    LLM(거대 언어 모델)이 이런 일반 지식을 대중화하고 상품화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특정 영역의 전문 지식’을 가진 사람들은 훨씬 더 많은 돈을 벌게 될 것입니다.

    배의 금속을 구부리는 법을 아는 사람, 혹은 공장에서 시멘트를 정밀하게 붓는 기술을 가진 고등학교 졸업자가 그 예입니다.

    결국 자신이 창출하는 가치에 따라 보상받게 될 것입니다.

    평범한 명문대 졸업생보다 전기 기술자가 훨씬 더 나은 대우를 받을 수 있습니다.

    핵심은 ‘도메인 전문성’입니다.

     

    최근 학위 없는 고등학생을 펠로우십으로 뽑고 있습니다. 이유가 있나요?

    세상에는 아주 재능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들은 그저 그런 엘리트 학교에서 이념 교육을 받는 것보다, 특정 영역의 기술을 배우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프로그램을 시작했고, 앞으로 더 확대할 계획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팔란티어뿐만 아니라 국가에도 좋은 일입니다.

    심지어 다른 나라 정부에서 우리에게 이 노하우를 배우고 싶다고 연락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이념을 주입하는 것이 아닙니다.

    서구 문명의 핵심이나, 실제로 무언가를 이룬 사람들의 경험을 폭넓게 접하게 합니다.

    저는 이념보다 그 사람이 자기 분야에서 정점에 올랐는지를 더 중요하게 봅니다.

    AI 시대의 진짜 위기는 단순히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기술이 만든 불평등이 사회 전체를 흔드는 것이 더 큰 문제일 수 있습니다.

     

    알렉스 카프의 주장은 명확합니다.

    미래는 ‘일반적인 지식’이 아닌, ‘대체 불가능한 나만의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의 것이 될 것입니다.

    지금 당신은 어떤 전문성을 쌓고 있나요?

    출처: BZCF | 비즈까페 유튜브

     

  • 출시도 안 한 서비스로 40만 원을 벌었습니다

    “이거 대박이다!” 싶은 아이디어가 떠올라 밤낮없이 개발에 매달린 적 있으신가요? 몇 달간 고생해 드디어 제품을 출시했는데, 정작 시장의 반응은 싸늘합니다. 아무도 내 서비스를 찾지 않는 거죠. 이런 뼈아픈 경험, 혹시 ‘내 이야기’처럼 들리시나요?

    여기, 정반대의 접근법으로 성공을 만든 개발자가 있습니다. 소셜 미디어 팔로워도 거의 없고, 심지어 제품이 완성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40만 원(350달러)이 넘는 돈을 먼저 벌어들였죠.

    이게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제품 출시도 전에 사전 주문을 받은 7가지 구체적인 전술을 공유합니다.

     

    완성은 나중에, 검증부터 먼저

    저는 소셜 미디어에서 거의 영향력이 없는 평범한 개발자입니다. 트위터에 글을 써도 ‘좋아요’ 2개를 받으면 다행일 정도였죠. 그래서 제품을 홍보하려면 남들보다 훨씬 더 열심히 노력해야 했습니다.

    저의 전략은 단 하나, ‘제품을 만들기 전에 아이디어를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노출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전략을 실행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한 일은 ‘랜딩 페이지’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많은 숙련된 창업가들이 “실제 제품을 만들기 전에 아이디어를 먼저 팔아보라”고 조언했기 때문입니다.

    이 페이지에는 제품의 핵심 기능과 함께 ‘사전 예약 할인’이라는 명확한 행동 유도(CTA) 버튼을 넣었습니다. 처음에는 정말 단순하게, 제품을 소개하는 핵심 섹션 하나만 있었습니다.

     

    ‘아무도 안 오면 어떡하지?’라는 두려움

    페이지를 만들었지만, 아무도 방문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습니다. 저는 인디 해커스(Indie Hackers)나 레딧 같은 해외 커뮤니티에 꾸준히 글을 올렸습니다.

    이곳 사용자들은 잠재적인 첫 고객이 되어주거나, 정말 귀중한 피드백을 줍니다. “돈을 지불할 만큼 신뢰가 가도록 콘텐츠를 더 추가하라”는 피드백을 받고 랜딩 페이지를 수정한 것이, 더 많은 판매를 이끌어냈습니다.

    물론, 커뮤니티에 글을 올릴 때는 사람들의 주목을 끌 만한 제목을 짓는 것이 중요합니다.

    의외의 도움은 가까운 지인들에게서 나왔습니다. 주변 동료나 친구들에게 제 아이디어를 이야기했더니, 놀랍게도 여러 회사의 마케팅 총괄이나 그로스 총괄을 연결해 주었습니다.

    그들에게서 얻은 최고의 조언은 ‘커뮤니티에서 강퇴당하지 않고 레딧에 홍보하는 팁’이었고, 이 팁 덕분에 제 랜딩 페이지에는 수천 명의 사용자가 방문했습니다.

    단순히 홍보 글만 올린 것은 아닙니다. 저는 제가 아는 지식과 코드를 블로그나 깃허브(GitHub)에 공유했습니다.

    예를 들어, 특정 기능을 구현한 코드(npm 패키지)를 만들어 공유하고, 설명(README) 파일에 제 서비스로 연결되는 백링크를 남겨두었습니다. 이는 커뮤니티에 기여하는 동시에, 더 많은 공유 가능한 콘텐츠를 확보하는 방법입니다.

     

    “이거 진짜 되는 건가요?” 신뢰를 얻는 법

    방문자를 모았다고 해서 바로 구매로 이어지진 않습니다. 특히 아직 존재하지도 않는 제품이라면 더욱 그렇죠. 사람들에게 신뢰를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제품의 핵심 UI만 빠르게 만들어 짧은 데모 영상을 제작했습니다. 이 영상은 사용자들이 제 제품이 어떻게 작동할지 더 잘 이해하도록 도왔고, 자연스럽게 구매에 대한 확신을 주었습니다.

    이 영상은 소셜 미디어에 공유하는 것은 물론, 랜딩 페이지에도 삽입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구매를 망설이는 사람들의 등을 살짝 밀어줄 장치가 필요했습니다. 바로 ‘FOMO(Fear Of Missing Out)’, 즉 놓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사전 예약자에게만 평생 이용권 제공’ 같은 조건을 걸어 희소성을 만들었습니다. 또한, 할인 혜택이 언제 끝나는지 보여주는 진행 표시줄(progress bar)을 추가해 구매를 촉진했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이 FOMO 전략을 사용하며 배운 점들을 다시 커뮤니티에 공유했더니, 그 글을 보고 또 수백 명의 신규 방문자가 유입되었다는 것입니다.

     

    가장 중요했던 단 하나의 교훈

    이 모든 과정을 통해 제가 배운 가장 큰 교훈이 있습니다.

    바로 ‘매출’과 ‘랜딩 페이지 순 방문자 수’ 사이에는 명확한 상관관계가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제 랜딩 페이지 트래픽 그래프를 보면, 제가 커뮤니티 활동을 멈췄던 3주간은 방문자 수가 처참하게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방문자가 많을수록 판매 기회도 늘어납니다.

    만약 저처럼 서비스를 처음 만드는 분이라면, 완벽한 제품을 만드는 데 모든 시간을 쏟기 전에, 사람들에게 제품을 알릴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블로그를 쓰고, 코드를 공유하고, 커뮤니티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세요.

    수개월간 만든 제품이 외면받는 것과, 아이디어 단계에서부터 사람들의 지지를 받는 것. 어떤 창업가가 되고 싶으신가요?

    제품이 정말 유용하다면, 고객은 기꺼이 돈을 지불합니다. 완벽하게 만들어서 보여주겠다는 생각 대신, 지금 바로 당신의 아이디어를 세상에 공유해 보세요.

     

    출처: Indie Hackers

  • 다들 AI 쓴다는데, 왜 ‘진짜’ 성과는 안 날까요?

    다들 AI 쓴다는데, 왜 ‘진짜’ 성과는 안 날까요?

    “우리 팀도 요즘 AI 쓰고 있어요.”

    “챗봇으로 고객 응대 효율화했더니 CS 비용이 줄었어요.”

    “마케팅 문구 생성 AI 돌려보니까 클릭률이 좀 올랐고요.”

    요즘 회사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입니다. 하지만 경영진이 “그래서 AI 도입으로 회사 전체 EBIT(영업이익)이 얼마나 올랐죠?”라고 물으면, 자신 있게 대답하기는 어렵습니다. 분명 여기저기서 AI를 쓰고 있는데, 왜 기업 전체의 ‘찐 성과’로는 이어지지 않는 걸까요?

    맥킨지가 발표한 2025년 AI 현황 글로벌 설문조사(The State of AI 2025)는 바로 이 질문에 대한 날카로운 현실을 보여줍니다. 3년 전 생성형 AI가 등장한 이후, AI는 이제 일상적인 도구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조직은 아직 AI를 워크플로우에 깊숙이 내재화해 기업 수준의 실질적인 혜택을 얻는 데는 고전하고 있습니다.

     

    “다들 쓴다”는 말은 사실입니다

    이제 AI를 사용하는 것은 특별한 일이 아닙니다. 설문 응답자의 88%가 조직 내 하나 이상의 사업 부문에서 AI를 정기적으로 사용한다고 답했습니다. 이는 작년의 78%보다 10%p 증가한 수치입니다.

    하지만 ‘사용’이 ‘확산’을 의미하지는 않았습니다. 대다수의 조직은 여전히 ‘실험’ 또는 ‘파일럿’ 단계에 머물러 있습니다. 응답자의 32%는 ‘실험 중’이라고 답했고, 30%는 ‘첫 사용 사례를 구현하는 파일럿 단계’라고 답했습니다.

    기업 전체에 AI가 완전히 배포되고 통합되었다고 답한 ‘완전한 확장’ 단계는 단 7%에 불과했습니다. 거의 모든 기업이 AI를 시도하고 있지만, 이를 전사적으로 확장하는 데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뜻입니다.

     

    성과는 있는데, 왜 기업 전체의 이익은 그대로일까?

    물론 AI 도입으로 인한 긍정적인 신호는 많습니다. 응답자의 64%가 AI가 조직의 혁신을 가능하게 했다고 답했습니다. 45%는 고객 만족도와 경쟁사 차별화가 개선되었다고 보고했습니다.

    이러한 성과는 개별 ‘사용 사례’ 수준에서는 분명히 나타납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제조, IT 부서 등에서는 AI를 통해 비용 절감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마케팅 및 영업 부서에서는 AI를 활용해 수익 증대 효과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작은 성공들이 기업 전체의 재무제표를 바꾸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AI 사용으로 인해 ‘기업 수준’의 EBIT(영업이익)에 영향을 미쳤다고 답한 응답자는 39%에 불과했습니다. AI가 아직 핵심 워크플로우에 충분히 깊숙이 통합되지 않아, 기업 수준의 실질적인 이익을 창출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새로운 기대주, ‘AI 에이전트’는 어떨까?

    최근 업계의 가장 큰 화두는 단연 ‘AI 에이전트’입니다. AI 에이전트는 단순히 답을 주는 것을 넘어, 실제 세상에서 스스로 계획하고 여러 단계의 작업을 실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말합니다.

    이 새로운 기술에 대한 호기심은 매우 높습니다. 전체 응답자의 62%가 이미 AI 에이전트를 최소한 ‘실험’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39%는 실험 단계에 있으며, 23%는 이미 ‘확장’ 단계에 들어섰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역시 아직은 초기 단계입니다. 에이전트를 확장하고 있다고 답한 이들도 대부분 한두 개 기능에서만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가장 활발하게 도입되는 분야는 IT와 지식 관리(Knowledge management) 분야였습니다.

     

    상위 6% ‘AI 하이 퍼포머’는 무엇이 다를까

    보고서는 AI를 통해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 소수의 기업을 ‘AI 하이 퍼포머(AI high performers)’라고 정의합니다. 이들은 전체 응답자의 약 6%에 불과하며, AI 사용으로 5% 이상의 EBIT 영향을 보고하고 ‘상당한 가치’를 확인한 기업들입니다.

    이들의 첫 번째 차이점은 ‘목표’에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기업(80%)이 AI 도입 목표로 ‘효율성(비용 절감)’을 꼽습니다. 하이 퍼포머들 역시 효율성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84%), 이들은 ‘성장(82%)’과 ‘혁신(79%)’을 훨씬 더 중요한 추가 목표로 설정했습니다.

    두 번째 차이점은 ‘변혁’에 대한 의지입니다. 하이 퍼포머들은 향후 3년 내 AI를 사용해 비즈니스를 ‘변혁적인(Transformative) 수준’으로 바꾸겠다고 답한 비율이 50%에 달했습니다. 이는 다른 기업들(14%)보다 3.6배나 높은 수치입니다.

    이것이 가장 결정적인 차이를 만듭니다. 하이 퍼포머들은 AI를 도입할 때 기존 워크플로우를 ‘근본적으로 재설계’한다고 답한 비율이 55%에 달했습니다. 반면 다른 기업들은 단 20%만이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AI를 기존 방식에 덧붙이는 게 아니라, 일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는 것입니다.

    이런 담대한 목표는 리더십과 투자로 뒷받침됩니다. 하이 퍼포머 조직의 응답자는 ‘경영진이 AI 이니셔티브에 대한 강력한 주인의식과 헌신을 보인다’는 항목에 ‘강력히 동의’한 비율이 48%로, 다른 조직(16%)보다 3배 높았습니다.

    투자 규모도 다릅니다. 하이 퍼포머의 35%는 전체 디지털 예산의 20% 이상을 AI에 지출합니다. 다른 기업에서 이 정도로 투자하는 비율은 단 7%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내 일자리는 어떻게 될까?

    모두가 궁금해하는 ‘일자리’ 문제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렸습니다. 내년에 AI로 인해 조직의 전체 직원 수가 어떻게 될 것 같냐는 질문에, 43%는 ‘거의 또는 전혀 변화 없음’이라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감소할 것’이라는 응답이 32%였고, ‘증가할 것’이라는 응답은 13%였습니다. 특히 지난해보다 내년에 인력 감소를 예상하는 비율이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동시에 기업들은 AI 관련 인재를 적극적으로 채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대기업일수록 지난 1년간 AI 관련 역할을 채용했다고 답한 비율이 높았습니다. 가장 수요가 많은 직무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와 데이터 엔지니어였습니다.

     

    AI 시대, ‘사용’을 넘어 ‘변혁’으로

     

    이번 맥킨지 보고서가 주는 교훈은 명확합니다. 단순히 AI를 ‘사용’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이제 AI는 누구나 쓰는 도구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진정한 가치는 AI를 비용 절감 도구가 아닌, ‘조직 변혁의 촉매제’로 다루는 데서 나옵니다. 이는 기존의 일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설계하고, 성과와 혁신이라는 더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담대한 여정입니다.

    그리고 그 여정은 리더의 강력한 의지와 전폭적인 투자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어쩌면 지금 우리 조직에 필요한 질문은 “AI를 쓰고 있는가?”가 아니라, “AI로 무엇을 변혁할 준비가 되었는가?”일지도 모릅니다.

    출처: McKinsey –  The State of AI 2025

  • 엔비디아가 GPU에 모든 것을 걸었던 이유 – 젠슨 황의 비전

    우리 일상 깊숙이 들어온 인공지능(AI)은 이제 단순한 기술을 넘어,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 거대한 AI 혁명의 중심에는 엔비디아(NVIDIA)가 있습니다. 그들은 어떻게 30년 전 비디오 게임 기술을 현재의 ‘AI 혁명 엔진’으로 변모시킬 수 있었을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이 제시하는 핵심 비전 속에 있습니다. 그가 그리는 미래는 우리가 지금껏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가깝고, 실질적인 변화를 예고합니다. 당신이 매일 만드는 소프트웨어 서비스부터, 미래의 산업 구조까지 뒤흔들 이 기술의 핵심 원리를 지금부터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GPU가 처음에 비디오 게임에서 시작됐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당시 CPU로는 해결할 수 없었던 문제는 무엇이었고, 엔비디아는 여기서 어떤 통찰을 얻었나요?

    핵심은 처리 방식의 차이에 있었습니다. 1990년대 비디오 게임 개발자들은 더 사실적인 3차원 그래픽을 원했습니다. 하지만 CPU는 문제를 하나씩 순서대로 처리하는 순차 처리 방식에 최적화되어 있었습니다. 이 방식으로는 엄청난 양의 그래픽 계산을 실시간으로 감당할 수 없었죠.

    우리는 여기서 중요한 통찰을 얻었습니다. 소프트웨어 코드는 극히 일부만 순차 처리가 필요하며, 대부분의 연산은 병렬로 처리될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기존 컴퓨터는 순차 처리와 병렬 처리를 모두 효율적으로 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GPU를 만들었습니다. GPU는 수백, 수천 개의 작은 계산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구조를 가집니다. CPU가 문제를 한 발씩 쏘는 로봇이라면, GPU는 수많은 페인트볼을 한 번에 발사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거대한 로봇과 같았습니다. 이 대규모 병렬 처리 능력이 엔비디아의 시작이었습니다.

     

     

    GPU를 범용 프로세서로 만든 결정적인 계기는 CUDA 플랫폼이었다고 들었습니다. 일반 개발자가 그래픽카드를 쉽게 활용할 수 있게 된 비결은 무엇인가요?

    GPU의 병렬 처리 능력이 게임 외 다른 분야에서도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문제가 있었습니다. 초기 연구자들은 자신의 문제를 그래픽 문제인 것처럼 속여야만 GPU를 사용할 수 있었죠. 이는 비효율적이었습니다.

    이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우리가 개발한 것이 바로 CUDA입니다. CUDA는 프로그래머들이 익숙한 C언어 같은 일반 프로그래밍 언어를 사용해서 GPU에 직접 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해줍니다. GPU는 이제 그래픽카드가 아닌, 모든 분야의 연산을 가속하는 범용 병렬 프로세서로 거듭날 수 있었습니다.

    저는 GPU를’시간 여행 장치라고 부릅니다. 애플리케이션 실행 속도가 훨씬 빨라지면서, 과학자들은 수십 년이 걸릴 ‘평생의 연구’를 자신의 생애 안에 마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날씨 예측이나 자율 주행 시뮬레이션 같은 미래 계산을 가속화해주는 것, 이것이 바로 CUDA가 가져온 혁신입니다.

     

     

     2012년 AI 빅뱅 이후, 엔비디아가 ‘컴퓨팅 스택 전체를 재설계’하기로 결정한 대담한 배경이 궁금합니다.

    2012년 알렉스넷(AlexNet)이 딥 뉴럴 네트워크(DNN)를 이용해 이미지 인식 대회에서 압도적인 성능을 보였을 때, 우리는 깨달았습니다. 이제 컴퓨터에게 명령을 내리는 방식이 아닌, 수많은 예시를 보여주어 학습시키는 방식으로 근본적인 변화가 시작되었음을 말입니다.

    딥러닝 아키텍처는 확장성의 원리에 기반합니다. 모델의 크기와 학습시키는 데이터의 양이 커질수록, 그 지식 습득 능력이 비약적으로 향상된다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이 가능성에 모든 것을 걸고 AI 시대에 최적화된 새로운 시스템인 DJX를 구축했습니다.

    DJX 개발에서 중요한 성과 중 하나는 에너지 효율이었습니다. 8년 만에 AI 컴퓨팅의 에너지 효율을 10,000배나 향상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것은 100와트의 빛을 내면서 1와트도 아닌, 0.01와트만 소모하는 전구를 만든 것과 같은 혁신입니다. 이러한 효율성 개선 덕분에 AI는 더 빠르게 대중화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의 10년이 AI 응용의 시대라고 전망하셨는데, 특히 로봇 공학 분야에서 로봇의 ‘학습 방식’은 어떻게 진화하고 있습니까?

    움직이는 모든 것이 로봇이 될 것입니다. 그 시대는 생각보다 훨씬 빨리 다가오고 있습니다. 로봇을 실제 세계에서 훈련시키는 것은 매우 비효율적입니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로봇이 손상되거나 마모될 수 있기 때문이죠.

    우리는 로봇이 디지털 세상에서 안전하게 무한대로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습니다. 핵심은 가상 세계인 옴니버스와 코스모스의 결합입니다.

    코스모스는 로봇에게 중력, 마찰, 사물의 영속성 같은 물리적 세계 상식을 가르치는 세계 언어 모델입니다. 대규모 언어 모델이 텍스트를 학습하듯, 이 모델은 세계의 물리적 데이터를 학습합니다.

    그리고 옴니버스는 뉴턴 물리학을 기반으로 한 시뮬레이터입니다. 이 시뮬레이션 안에서 코스모스가 예측하는 모든 미래 시나리오는 물리적 진실성에 기반하여 검증됩니다. 로봇은 이 무한한 디지털 시뮬레이션 속에서 단시간에 방대한 경험을 쌓고, 그 지식을 현실 세계에 적용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지금의 변화를 마주하는 개인들에게 어떤 조언을 건네고 싶으신가요?

    우리는 지금 초인의 지능을 가진 새로운 보조원과 함께 일하는 시대에 들어서고 있습니다. AI는 지식과 이해의 장벽을 낮춰줍니다. 누구나 챗지피티에 접속해서 복잡한 질문을 하고, 심지어 ‘이 도구를 어떻게 써야 가장 효율적인가요?’라고 물어볼 수 있습니다.

    개인에게 던져야 할 가장 중요한 질문은 이것입니다.

     

    “나의 분야에 AI를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

    내가 변호사라면 AI를 이용해 어떻게 더 나은 변호사가 될 수 있을까요?

    내가 개발자라면 AI를 이용해 어떻게 더 빠르고 정확하게 내 일을 처리할 수 있을까요?

     

    AI는 우리 모두를 더욱 유능하게 만들고, 더 야심 찬 목표에 도전할 수 있는 자신감을 줄 것입니다. 우리 세대는 컴퓨터를 사용하는 법을 배워야 했지만, 다음 세대는 AI를 사용하여 자신의 일을 더 잘하는 법을 배워야 할 것입니다. 이 혁명의 중심에 서서, 다음 세대가 우리를 엄청난 영향력을 만든 사람들로 기억할 수 있도록 합시다.

     

    출처: Cleo Abram 유튜브

     

  • 왜 베트남은 필리핀과 달리 중국의 분노를 사지 않는가? 바다 위의 인공섬 미스터리

    오늘 아침, 여러분이 마신 커피 한 잔이나 사용하는 스마트폰 부품은 어디를 거쳐 왔을까요? 대부분은 세계 무역의 핵심 동맥인 남중국해를 통과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연간 3.4조 달러 규모의 교역량과 막대한 천연자원이 묻힌 이 바다는 우리의 일상 경제와 직결됩니다.

    최근 이곳에서 위성 이미지가 포착한 충격적인 움직임이 있습니다. 베트남이 중국이 했던 것과 비슷한 규모로 인공섬을 건설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2025년 8월 위성 사진에는 베트남의 준설선들이 얕은 산호초를 깎아 새로운 땅을 만드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2025년 초부터 하노이는 스프래틀리 군도(난사군도)에서 930헥타르 이상의 인공 토지를 개발했습니다. 이는 중국이 2013년부터 2017년 사이에 건설한 면적의 약 70% 수준입니다. 하지만 더욱 놀라운 점은 중국의 반응입니다. 필리핀의 작은 움직임에도 군사적 위협을 가했던 베이징이 베트남의 대규모 건설에는 거의 침묵하고 있습니다. 이 미스터리한 침묵 속에 동아시아 전략의 핵심이 숨어 있습니다.

    조용하고 빠른 확장: 강대국만이 생존하는 논리

    베트남의 대규모 간척 프로젝트는 단순한 영토 확장이 아닙니다. 이는 외교 대신 군사력(하드 파워)만이 이 해역의 주인을 결정할 것이라는 냉정한 계산이 깔린 것입니다. 남중국해에서 땅을 확보하는 것은 해상 항로의 중심지이자 군사 거점을 구축하는 기반이 되며, 주변 지역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핵심 수단이 됩니다.

    과거 베트남의 전초 기지는 고립된 콘크리트 구조물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나 2021년 10월, 베트남은 대형 커터 흡입식 준설선을 처음으로 투입하며 상황을 완전히 바꿨습니다. 이 산업용 장비는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규모로 퇴적물을 옮길 수 있습니다.

    그 결과는 우주에서도 확연히 보입니다. 한때 외로운 구조물만 있던 스프래틀리 군도의 암초들은 이제 항구와 헬기장, 탄약고, 그리고 수천 미터에 달하는 땅을 갖춘 인공섬으로 변모했습니다.

     

     

    인공섬이 바꾸는 해양 주권의 계산법

    베트남은 현재 통제하고 있는 29개의 암초 중 21개를 인공섬으로 확장했습니다. 이 인공섬들은 해군 및 해안 경비대의 군수품 보급 거점, 즉 전방 작전 기지(FOB) 역할을 수행합니다.

    예를 들어, 남부 스프래틀리 군도의 바크 캐나다 암초(Barque Canada Reef)는 현재 베트남이 소유한 가장 큰 인공 육지가 되었습니다. 이곳에는 2,400미터 길이의 활주로를 건설할 수 있는 터전이 마련되었습니다. 이 정도 길이라면 대형 군용 수송기나 정찰기, 심지어 폭격기까지 수용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암초에 등장하는 시설들은 명백히 군사적 목적을 띱니다. 두꺼운 방호벽으로 둘러싸인 탄약고가 최소 한 개 이상 있으며, 병영이나 지휘소로 추정되는 건물이 중앙 광장을 중심으로 배열되어 있습니다.

    주목할 점은 베트남이 공군력보다는 해상 물류와 보급을 우선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새로 건설된 항구들은 베트남의 게파르트급 호위함과 같은 대형 함정을 수용할 수 있습니다. 이 새로운 항구 덕분에 함정들은 본토로 돌아가지 않고도 재보급, 연료 보급, 승무원 교대가 가능해졌습니다. 이는 순찰 기간을 대폭 늘려 분쟁 해역에 지속적인 군사적 주둔을 유지하는 핵심적인 전략입니다.

     

     

    베이징의 침묵: 필리핀에는 강경, 베트남에는 관용?

    베트남의 대규모 확장에 대한 중국의 반응은 미온적입니다. 베이징은 2025년 2월과 8월에 형식적인 주권 주장 성명만 발표했을 뿐, 실제적인 군사적 대응이나 외교적 압박은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필리핀을 향한 중국의 맹렬한 대응과 극명하게 대비됩니다.

    중국이 필리핀을 향해 해안 경비대 함정 충돌, 물대포 공격, 심지어 무장 세력 배치까지 동원하는 동안, 베트남에 대해서는 비교적 관용적인 태도를 보이는 세 가지 전략적 이유가 있습니다.

     

    1. 지정학적 대응 여력의 한계

    중국은 현재 마르코스 대통령 취임 후 미국과의 관계를 강화한 필리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마닐라는 미국에 4개의 추가 군사 기지를 개방하고 미국, 일본, 호주 등과 합동 군사 훈련을 진행했습니다. 중국 입장에서 베트남을 상대로 두 번째 전선을 여는 것은 모든 아세안(ASEAN) 국가를 중국에 대항하여 단결시킬 위험이 있습니다.

     

    2. 확장 역사의 배경 차이

    베트남은 1970년대부터 스프래틀리 군도에서 확장을 계속해 왔습니다. 1975년에서 1996년 사이에 21개 지점을 선점했고, 심지어 1988년에는 중국과 무력 충돌까지 겪었습니다. 중국은 베트남의 현재 확장을 규모만 커졌을 뿐, 전혀 새로운 행동은 아니다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반면, 필리핀은 최근에서야 중국의 압력에 적극적으로 맞서기 시작했기에 그 도전이 더 시급하게 느껴지는 것입니다.

     

    3. 베트남의 전략적 중립 외교

    베트남은 서방을 견제하는 성격이 있는 브릭스(BRICS) 블록에서 파트너 지위를 유지하며, 중국과의 외교 관계도 끊지 않고 있습니다. 뉴욕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베트남은 러시아와 80억 달러 규모의 무기 거래를 확정했습니다. 동시에 중국은 베트남의 최대 교역국이며, 양국 간의 경제 협력 또한 계속 확대되고 있습니다. 베이징은 하노이가 외교와 경제적 유인책을 통해 관리될 수 있다고 판단하며, 강압적인 충돌이 오히려 베트남을 미국에 더 가깝게 밀어붙이는 전략적 실수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바다 위의 힘겨루기, 새로운 질서를 만들다

    베트남의 인공섬 건설은 단순히 땅을 넓히는 행위가 아니라, 정교한 군사 현대화 작업의 일부입니다. 인도는 물론 러시아와의 첨단 무기 거래를 통해 베트남은 브라모스 초음속 순항 미사일Su-35 전투기 등을 도입하며 공세 및 방어 능력을 크게 강화하고 있습니다.

    요컨대 베트남의 전략은 중국이 이미 구축한 방식과 유사합니다. 작고 저렴한 규모로 ‘움직이지 않는 항공모함’ 역할을 할 요새화된 섬들을 만들고, 그 위에 첨단 대함 미사일과 전투기 초계 범위를 넓히는 것입니다.

    남중국해는 지금 ‘흙과 시멘트로 주권을 증명하는 경쟁’의 시험대가 되었습니다. 베트남은 중국이 반응하기에는 너무 많은 비용이 들고, 되돌리기에는 너무 어려운 현실을 만들기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오늘 바다에 놓인 사실들이 내일 지도에 그어질 국경선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출처: CaspianReport 유튜브

  • 스냅, 스마트폰 넘어 AR 안경으로 미래를 열다

    우리는 스마트폰 없는 하루를 상상할 수 있을까요?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잠들기 직전까지, 우리 손에는 늘 스마트폰이 들려있습니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우리가 세상을 보는 걸까요, 아니면 손안의 작은 화면을 보는 걸까요? 기술은 우리를 연결해 주었지만, 때로는 바로 앞의 사람과도 눈을 맞추지 못하게 만듭니다.

    만약 기술이 우리를 화면에 가두는 대신, 다시 세상을 바라보게 도와준다면 어떨까요? 여기, 스마트폰 다음의 시대를 꿈꾸며 ‘안경’에 모든 것을 건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스냅(Snap)의 CEO, 에반 스피겔의 이야기입니다.

     

    세상을 바꾼 ‘사라지는 메시지’

    스냅챗은 처음부터 달랐습니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이 ‘기록’과 ‘저장’에 집중할 때, 스냅챗은 ‘소통’과 ‘순간’에 주목했습니다. 사진을 찍어 보내면 몇 초 뒤에 사라지는 기능은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습니다.

    이 단순한 아이디어는 사람들이 카메라를 사용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꿨습니다. 카메라는 더 이상 특별한 순간을 저장하는 도구가 아니었습니다. 그저 친구와 ‘대화’하는 가볍고 재미있는 수단이 되었습니다.

    스냅챗은 스마트폰이 막 보급되던 시절, ‘모바일 퍼스트’라는 개념을 완벽하게 구현했습니다. 세로형 비디오, 스토리, 필터 등 지금은 당연하게 쓰이는 많은 기능이 스냅챗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거인의 제안을 거절한 이유

    스냅챗의 성공은 거대 기업들의 주목을 받기에 충분했습니다. 특히 페이스북(현 메타)은 수조 원에 달하는 거액으로 인수를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에반 스피겔은 단호히 거절했습니다.

    그는 스냅챗이 훨씬 더 큰 잠재력을 가졌다고 믿었습니다. 단순히 사진 앱을 넘어, 사람들이 소통하는 방식 자체를 바꿀 수 있다고 본 것입니다. 이러한 신념은 거대 기업들의 끊임없는 견제와 경쟁 속에서도 스냅이 자신만의 길을 가도록 이끌었습니다.

    그들은 모방하기 어려운 핵심 기술에 투자했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증강현실(AR)’이 있었습니다.

     

    ‘안경’에 미래를 건 이유

     

    스냅은 10년 넘게 스마트 안경 ‘스펙터클스(Spectacles)’에 막대한 투자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얼굴에 카메라를 쓴다는 것에 대한 거부감도 컸습니다. 하지만 스냅의 목표는 단순한 카메라 안경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이 꿈꾸는 것은 컴퓨터를 사용하는 방식의 근본적인 전환입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화면을 통해 컴퓨터와 상호작용했습니다. 하지만 AR 안경은 컴퓨터를 현실 세계로 가져옵니다.

    화면 속 정보가 아니라, 우리가 보는 현실 위에 바로 정보가 겹쳐집니다. 인공지능(AI)이 우리가 처한 상황을 이해하고 눈앞에서 필요한 정보를 바로 제공해 줄 수 있습니다. 이것이 스냅이 바라보는 ‘컴퓨팅의 다음 단계’입니다.

     

    기술은 우리를 다시 연결할 수 있을까

    우리는 왜 기술을 발전시키는 걸까요? 에반 스피겔은 그 답이 ‘사람’에 있다고 말합니다. 지금의 기술은 때로 우리를 스크린 뒤에 고립시킵니다. 교실에 모여 앉아도 모두 자신의 노트북 화면만 쳐다보는 풍경이 낯설지 않습니다.

    그는 AR 기술이 우리를 다시 현실 세계로 연결해 주길 희망합니다. 안경을 쓴 채 함께 웃고, 함께 무언가를 만들고, 현실에서 더 많은 것을 공유하는 미래입니다. 기술이 우리를 방해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경험을 더 풍부하게 돕는 것입니다.

    미래의 소셜 네트워크는 먼 곳의 사람과 연결되는 것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바로 내 앞의 사람, 저녁 식탁 맞은편의 가족과 진정으로 연결되는 것일 수 있습니다.

    스냅의 도전은 아직 진행 중입니다. 스마트폰을 넘어선 새로운 미래가 올지, 그 미래가 어떤 모습일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기술은 결국 ‘우리’를 향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과연 화면에서 고개를 들어 서로를 마주 보게 될까요?

     

    출처: Bloomberg Originals 유튜브

  • 우리가 ‘버블’이라 부르는 것들의 뜻밖의 유산

    버블’이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아마도 ‘위험’, ‘손실’, ‘광기’ 같은 단어들이 떠오를 겁니다. 역사적으로도 닷컴 버블처럼 많은 이들에게 큰 상처를 남긴 사건들이 있었죠.

    그래서 우리는 버블을 경계하고, ‘현명한’ 투자자들은 버블이 끼기 전에 빠져나와야 한다고 배웁니다.

    하지만 만약, 이 버블이 인류의 발전에 꼭 필요한 과정이라면 어떨까요? 우리가 지금 당연하게 누리는 기술들이, 사실은 과거의 버블이 남긴 ‘유산’ 위에 서 있다면요?

    지금 벌어지는 AI 열풍 역시 누군가는 버블이라고 말합니다. 이 거대한 광기가 꺼진 뒤, 우리에게는 무엇이 남게 될까요?

     

    1%의 성공 확률에 도전하는 사람들

    최근 ‘서브스트레이트(Substrate)’라는 스타트업이 있습니다. 이들은 반도체 제조 공정 자체를 완전히 뒤바꾸려는, 거의 불가능해 보이는 도전을 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목표는 단순히 리소그래피 장비를 만드는 ASML을 넘어서는 것이 아닙니다. 공정 전체를 책임지는 파운드리, 즉 TSMC의 영역까지 한 번에 혁신하겠다는 것입니다.

    이는 업계의 두 거인을 동시에 상대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창업자 본인도 이 성공 확률이 1%에 불과할지 모른다고 인정할 정도입니다.

     

    왜 두 거인을 동시에 상대해야 할까?

    이들이 이런 무모해 보이는 전략을 택한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현재의 반도체 공정은 ASML의 장비와 TSMC의 생산 방식이 마치 ‘윈도우와 인텔’처럼 뗄 수 없이 얽혀있기 때문입니다.

    가장 비싸고 핵심적인 리소그래피 단계를 완전히 새로운 기술로 대체한다면, 기존의 공정 전체를 새로 설계해야만 합니다.

    TSMC 같은 기존 강자들은 현재 방식에 모든 것을 쏟아부었기 때문에, 이런 근본적인 변화를 시도할 이유도, 여력도 없습니다.

    결국, 새로운 판을 짜려는 도전자는 모든 것을 처음부터 다시 만드는 길을 택할 수밖에 없습니다.

     

    ‘버블’이 불가능한 도전을 가능하게 만든다

    그렇다면 왜 하필 지금, 이런 1%짜리 도전에 막대한 자금이 몰리는 걸까요? 바로 지금이 ‘AI 버블’의 한가운데이기 때문입니다.

    버블은 시장에 광적인 열풍과 막대한 돈을 쏟아붓습니다. 이 돈은 엔비디아로, 다시 TSMC와 ASML로 흘러 들어갑니다.

    이렇게 시장의 기대치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면, 1%의 성공이 가져다줄 보상의 크기 역시 천문학적으로 커집니다.

    평소라면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았을 ‘미친’ 아이디어에 기꺼이 돈을 지불할 주체가 생기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미 버블의 유산 속에서 살고 있다

    우리는 ‘버블’을 부정적으로만 기억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닷컴 버블 당시의 ‘펫츠닷컴’처럼 말이죠.

    하지만 경제학자들은 이런 버블이 ‘생산적 버블’이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19세기의 철도 버블은 투자자들을 파산시켰지만, 대륙을 횡단하는 철로를 남겼습니다.

    1990년대 말의 통신 버블은 월드컴 같은 기업을 무너뜨렸지만, 지금 우리가 화상 회의를 하는 데 쓰는 ‘다크 파이버(광케이블)’를 땅속에 깔아주었습니다.

    버블은 당대의 광기일지 몰라도, 다음 시대를 위한 필수 인프라를 구축하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지금의 AI 버블은 무엇을 남길까?

    그렇다면 지금의 AI 버블은 우리에게 무엇을 남기게 될까요?

    과거의 버블이 철로나 광케이블 같은 ‘인프라’를 남겼다면, 지금의 버블은 ‘동시다발적 혁신’을 강제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미친 듯이 돈을 쓰면서, 전에는 상상도 못 했던 어려운 문제에 동시에 매달리게 만드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현재의 ‘결정론적’ 칩이 아닌, AI의 ‘확률론적’ 계산에 최적화된 완전히 새로운 ‘열역학 칩’ 같은 아이디어입니다.

    이런 기술은 평범한 시기에는 절대 자금을 조달할 수 없습니다. 버블의 광기 속에서만 가능한 시도입니다.

    물론 이 모든 시도가 성공하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1%의 도전자들은 대부분 실패할 것이고, 버블은 언젠가 꺼질 것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 광기가 끝난 뒤의 ‘잿더미’ 속에 미래가 숨어있다는 사실입니다.

    버블이 없었다면 아예 시도조차 되지 못했을, 세상을 바꿀 기술의 씨앗들 말입니다.

    우리는 지금 예측 불가능하고 혼란스럽지만, 동시에 무척이나 흥미진진한 시대의 한복판을 지나고 있습니다.

     

    출처: Sharp Tech Podcast 유튜브